전시 구성
황금시대는 인류의 창조를 알리는 시기이다. 순수와 풍요, 정의와 행복으로 가득찬 공간으로 아르카디아의 시대적 원형으로 꼽히는 시기이다.
푸생의 작품 속에서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로 등장하는 ‘전령사’ 여인은 아르카디아의 목동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자신들이 머물고 있는 낙원의 세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당시의 유토피아적 소망과 이상향에 대한 자세를 살필 수 있다.
그리스 중부 지역인 아르카디아는 척박한 산악 지형이었지만 ‘축복과 풍요의 땅’이라고 묘사된다. 이는 푸생에 의해 다시 한번 그려진다. 현대 예술가들은 프랑스의 남부 지방을 자신만의 아르카디아, 즉 낙원으로 여기며 풍요로운 경치를 그림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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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되찾은 낙원 L’Arcadie Retrouvé
되찾은 낙원이란 현대적 아르카디아와 전통적 신화 속 아르카디아의 만남과 화해를 뜻한다. 1960년대 회화적 특징인 자아의 추구, 오염되지 않은 자연 속에서 근원을 찾는 것은 결국 과거의 아르카디아에 대한 향수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푸생은 아르카디아의 풍요로움을 강조하는 「아르카디아 목자들」을 그렸다.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아르카디아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폴 세잔 이후 현대 예술가들에게 나타난 정물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정물화 소재가 된 과일이나 음식들을 통해 여유롭고 풍요로운 아르카디아의 또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푸생이 그린 「아르카디아 목자들」은 낙원에도 죽음이 존재한다는 메시지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상징하는 우의화로 알려져 있다. 쾌락의 덧없음과 종말에 대한 명상을 나타내는 전통적 소재인 두개골은 함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죽음이 가지고 있는 허무와 더불어 사색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아르카디아는 이상향인 동시에 인간의 욕망의 분출구로서, 현세에서 이루지 못한 자신의 욕망을 담는 그릇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현대 작가들은 ‘여인’의 다양한 형상을 통해 자신들의 이상향을 드러내고자 했다.
아르카디아는 하나의 완결된, 완벽한 세상과 맞닿아 있으며, 조화로운 세계의 원형적 모델로 볼 수 있다. 푸르른 하늘은 현대의 예술가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공간일 뿐만 아니라, 꿈꾸는 세계를 가장 조화롭게 표현할 수 있는 영감을 준 소재이다.
어둠과 죽음의 이미지는 평화와 안락에 대해서 다시금 일깨우게 한다. 작가들은 어둠의 강조를 통해 이상향에 대한 열망을 키웠으며, 새로운 창조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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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풀밭 위의 점심식사 Le Déjeuner sur l’Herbe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도시적 쾌락주의와 목가적 열정에 대한 ‘현대성’을 고전의 ‘영원불멸성’과 조화시키며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현대 미술의 문턱에서,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끊임없이 재창조 되는 황금시대, 즉 아르카디아의 꿈으로 우리를 인도한다.